
그땐 그랬어 —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것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떤 세월을 살아왔는지,
언제부터인가 가끔 뒤돌아보게 된다는 것.
70년대 학번으로 살아온 우리는
어느새 70년을 살았다.
그만큼 쌓인 시간의 겹도 많다.
말로 풀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고,
끝내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도 있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세월을
조용히 덮어두고 싶어하는 사람도
내 곁에 함께 있었다.
함께 살아온다는 건
같은 시간을 살았다는 뜻이지만,
같은 기억을 갖는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
요즘 들어
아내가 더 고맙기도 하고,
괜히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 두 감정은
이상하게도 늘 함께 온다.
가장 빛나던 시간은
아마 이미 지나갔을 것이다.
젊었고, 바빴고,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
하지만 지금의 나는
지금이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조용하고,
무엇이 소중한지 알고 있는 시간.
어쩌면
남은 시간이 짧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 순간이 더 또렷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글도 아니다.
다만
같은 세월을 건너온 누군가와
잠시 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어
적어본 기록이다.
그땐 그랬고,
지금은 이렇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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