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 보이는 경매 물건을 보다 보면
유독 자주 마주치는 말이 있다.
바로 ‘선순위 임차인’이다.
가격은 시세보다 낮고,
경쟁도 많지 않다.
목록을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이 멈춘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쪽이 불편해진다.
이 물건이 싼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임차권등기명령과 대항력에 대해 정리하고,
등기부를 보는 기준을 어느 정도 세운 뒤에도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은 쉽게 판단되지 않았다.
제도를 아는 것과,
실제 물건 앞에서 결정을 내리는 일은
생각보다 다른 문제였다.
선순위 임차인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 물건이 곧바로 ‘위험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순간부터
계산은 단순하지 않게 된다.
보증금은 어디까지 보호되는지,
배당으로 정리될 수 있는 구조인지,
아니면 낙찰자가 일부를 떠안게 되는 상황인지.
이 질문들이 한꺼번에 따라온다.
그래서 요즘 나는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을 보면
가격표보다 먼저 자산일지를 연다.
그리고 답보다 질문을 먼저 적는다.
이 임차인의 대항력은 언제 기준으로 형성되었는지,
배당으로 끝나는 구조인지,
아니면 명도 과정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인지.
무엇보다 이 복잡함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예전에 시세 대비 상당히 저렴한 물건을 본 적이 있다.
선순위 임차인이 있다는 이유로
입찰자는 거의 없었다.
처음엔 ‘조금만 공부하면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씩 기록하며 정리하다 보니
그 물건은 점점 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가격이 낮은 게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요소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선순위 임차인은
위험 그 자체라기보다
판단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라는 점이다.
누군가에게는 감당 가능한 변수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피해야 할 복잡함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내 기준이다.
그래서 나는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을
무조건 피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물건 앞에서는
더 천천히 멈춰 선다.
입찰가를 계산하기 전에
질문이 충분히 쌓였는지부터 확인한다.
경매에서 물건이 싸 보일 때,
그 이유가 선순위 임차인이라면
그건 경고라기보다 신호에 가깝다.
조금 더 들여다보라는 신호,
조금 더 기록하라는 신호 말이다.
경매는 낙찰로 끝나지만,
판단은 기록으로 남는다.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 앞에서
내가 어떤 질문을 했는지가
다음 선택을 바꾼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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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지분경매’가 왜 유독 싸 보이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자산일지 기록을 이어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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